유럽 여행

[프랑스] 예술과 문화의 도시, 파리 - 개선문, 샹젤리제 거리, 콩코르드 광장

늘푸르른나 2011. 7. 25. 07:00

에펠 탑과 함께 파리를 상징하는 조형물인 개선문은 파리의 심장 부분에 위치하고 있어서 이곳을 중심으로 12개의 도로가 방사형으로 곧게 뻗어 있다. 12개의 도로 중에서도 으뜸은 남동쪽으로 시원스럽게 뻗어 있는 샹젤리제 거리이다. 샹젤리제 거리는 왕복 10차선의 도로에 도로 폭만큼이나 넓은 인도가 일직선으로 콩코르드 광장까지 이어져 있는데 잎이 무성한 가로수들이 길게 늘어서 있어서 항상 많은 사람들로 활기가 넘쳐 난다.

 

나의 파리 여행은 파리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개선문을 처음으로 시작되었는데 지하철에서 내려 지상으로 올라오자마자 도로 한복판에 당당하게 자리잡고 있는 개선문이 시야에 들어왔다. 개선문은 샤를 드골 에투알 광장의 중앙에 서 있는데 오스테를리츠 전투에서 승리한 나폴레용이 1806년에 승리를 기념하여 건축가 샬그랭에게 명령하여 30년 만인 1836년에 완성되었다. 높이가 49.54m, 폭이 44.82m로 세계 최대의 크기를 자랑하며 개선문 위에 올라가면 파리 시가지를 한눈에 둘러볼 수 있다. 

 

 

 

 

개선문을 가장 예쁘게 사진에 담을 수 있는 곳은 샹젤리제 거리의 시작 지점이었는데 멋진 사진을 찍기 위해 치열한 자리 싸움을 벌여야 했다. 이곳에서 많은 한국 사람들도 만날 수 있었는데 5월이어서 그런지 대부분이 신혼 부부들이었다. 그냥 부러웠다. 

 

개선문 바로 아래로는 지하도를 이용하여 이동할 수 있었다. 개선문 아래에서 위를 올려다 봤는데 아치의 문양이 굉장히 고급스러웠다. 게다가 4면에 새겨진 부조는 또 어찌나 아름다운지 개선문이 얼마나 심혈을 기울여 만든 걸작인지를 알 수 있었다.

 

 

 

개선문 아치 아래에는 다음과 같은 무명 전사의 무덤이 있었는데 1914년에서 1918년까지의 1차 세계 대전 때 전사한 병사들의 희생을 애도하며 만든 것이라고 한다. '조국을 위해 죽은 프랑스의 군인들이 여기에 잠들다(REPOSE UN SOLDAT FRANCAIS MORT POUR LA PATIRE)'라고 묘비명이 적혀 있다.

 

4일짜리 뮤지엄 패스(50유로)를 구입하고 개선문 위로 올라갔다(뮤지엄 패스가 없을 경우 9.5유로를 지불해야 함). 시원스럽게 펼쳐진 파리의 전경이 눈앞에 펼쳐졌는데 방사형으로 곧게 뻗어 있는 대로들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곧게 뻗은 대로라고는 찾아보기가 힘든 영국의 런던과는 너무나 대조적이었는데 대국 프랑스의 기상이 느껴지는 듯했다.

 

개선문으로부터 남동쪽으로 길게 뻗어 나간 샹젤리제 거리. 보기에도 시원스러운 이 길의 끝에 콩코르드 광장이 있고 그 뒤쪽으로 튈르리 정원과 루브르 박물관이 위치해 있다.

 

개선문의 남쪽에 위치한 에펠 탑의 모습. 개선문이 남동쪽 방향으로 서 있다 보니 마치 서쪽에 위치한 것처럼 보이는데 실제로는 남쪽 방향에 위치해 있다. 

 

샹젤리제 거리의 반대쪽에 길게 뻗어 있는 대로의 모습. 이 길의 끝에 공해 없는 도심을 지향하여 만든 라 데팡스(La Defense)가 위치하고 있으며 라 데팡스의 중심에는 신개선문(La Grande Arche)이 개선문과 일직선상에 서 있다. 

 

라 데팡스와 신개선문의 모습. 라 데팡스는 공해와 소음이 없다는 것만 제외하면 서울의 삼성동 정도에 해당하는 곳이다. 

 

개선문에서 내려와 본격적으로 샹젤리제 거리를 걷기 시작했다. 워낙 명성이 자자한 샹젤리제 거리는 기대했던 것처럼 특별히 낭만적이거나 아름답거나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거의 대로와 같은 넓은 인도와 일직선으로 길게 늘어선 가로수가 굉장히 인상적이었는데, 그래서 걷는 내내 상쾌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었다. 아, 이래서 샹젤리제, 샹젤리제 하는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우리에게 너무도 친숙한 샹송 '오 샹젤리제'가 자연스럽게 귓속에서 맴돌았다. 

 

 

샹젤리제 거리에서 만난 루이비통 본점. 건물 자체도 꽤 명품스러운 모습이었다. 

 

 

샹젤리제 거리에서 만난 다정(?)한 연인들. 사람들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는 그 당당함이 부러웠다. 

 

레이디 가가 분장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던 처자들. 무슨 퍼포먼스인가 궁금하여 끝까지 지켜 봤더니 춤이 끝나고 지하철 무가지를 나누어 주더라는... 어쨌거나 반응은 무지하게 좋았다.

 

대로변에서 인도 한복판을 점령한 채 테이블을 늘어놓고 영업을 하고 있는 모습. 이건 좀 아니다 싶었는데 과연 허가는 받고 하는 것인지 궁금했다.  

 

 

 

 

 

 

샹젤리제 거리 끝자락에 위치한 그랑 팔레(Grand Palais).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를 기념해 만든 건물로 각종 전시장 및 전람회장으로 쓰이고 있다. 

 

그랑 팔레 맞은편에 위치한 프티 팔레(Petit Palais). 이 건물 역시 파리 만국박람회를 기념해 만든 건물로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많은 미술품 컬렉션을 전시하는 시민 미술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샹젤리제 거리가 끝나는 곳에 위치한 콩코르드 광장(Place de la Concorde). 1755년 루이 15세의 기마상을 설치하기 위해 20년에 걸쳐서 조성된 곳으로 프랑스 대혁명 당시 이곳에 단두대가 설치돼 마리 앙투아네트가 처형된 곳으로도 유명하다. 

 

 

콩코르드 광장에서 이어지는 튈르리 정원(Jardin des Tuileries). 1664년에 만들어진 프랑스식 정원으로 이 정원 안에 오랑주리 미술관이 위치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통로가 흙바닥이라는 것인데 날리는 흙먼지에 신발은 물론이고 바지까지 더렵혀지는 것을 감수해야만 했다.

 

 

 

웅장한 개선문과 시원스럽게 방사형으로 뻗은 대로들, 그리고 활기에 가득 찬 샹젤리제 거리를 보면서 파리라는 도시의 진수를 느낄 수 있었고 프랑스인들의 도시 개발 철학을 이해할 수 있었다. 영국의 런던과는 판이하게 다른 파리의 모습에 한 국가의 지리적, 지형적 여건이 그 국가의 철학이나 국민성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가늠해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