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서 얻는 지혜

기회의 균등이 항상 공평한 것은 아니다

늘푸르른나 2011. 2. 7. 13:43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불평등에 대해 분노한다. 하지만 평등도 평등 나름이다. 노력과 성취의 크기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보상할 경우 재능 있고 노력을 많이 하는 사람들은 성취동기를 잃어버린다. 이것이 바로 결과의 평등인데, 결코 좋은 시스템이라고 할 수 없다. 공산주의의 몰락이 그 증거이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평등은 기회의 균등이다. 예를 들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인종 분리 정책이 한창일 때 우수한 흑인 학생이 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백인 학생들이 다니는 좋은 대학에 가지 못하는 것은 부당할 뿐 아니라 비효율적이다.

 

  모든 사람에게는 균등한 기회를 주어야 한다. 그러나 역차별 정책을 사용해서 단지 흑인이라거나 가난한 집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자질이 못 미치는 학생들을 좋은 학교에 입학시키는 것 역시 부당하고 비효율적이다. 이런 식으로 결과의 평등을 추구할 경우 사람들의 타고난 재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최고의 능력을 가진 사람과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들이 손해를 보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말은 하지 않는다 

 

  기회의 균등은 공정한 사회를 이룩하기 위한 출발점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물론 훌륭한 성과를 올린 사람은 충분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문제는 모든 사람이 같은 조건에서 경쟁을 했는가 하는 것이다.

 

  어떤 아이가 배가 고파서 수업 시간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한다면 선천적으로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성적이 나쁘다고 말할 수 없다. 공정한 경쟁이 되려면 그 아이도 다른 아이들처럼 배불리 먹을 수 있어야 한다. 집에서는 생계비 지원을 받아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학교에서는 무료 급식을 통해 밥을 굶지 않도록 보살펴야 한다.

 

  기회의 균등이 진정한 의미를 가지려면 일정 수준 이상의 결과의 균등이 보장되어야 한다. 말하자면 부모가 아이를 굶기지 않을 정도로는 돈을 벌 수 있어야(결과의 균등) 그 아이도 같은 조건에서 다른 아이들과 경쟁을 할 수 있는 것이다.

 

--- 장하준 교수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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