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에 이어서 세계에서 두 번째로 작은 나라인 모나코(Monaco)는 병역과 세금이 없는 나라로 유명하다. 국가 전체가 관광지화되어 있어 국가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경비를 관광과 카지노 수입으로 충당할 수 있기 때문에 국민들에게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다고 한다. 프랑스와 국경도 없고 불어와 유로화가 사용되는 모나코는 프랑스의 한 휴양 도시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드는 도시 국가이다.
니스에서 모나코행 열차를 타고 25분 만에 모나코 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처음에 모나코 역에 내렸을 때는 좀 당황스럽지 않을 수 없었다. 탁 트인 바다가 보이는 해안가에 위치한 역사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모나코 역은 지하철 역사처럼 지하에 위치하고 있었는데 외부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이곳이 모나코가 맞는지조차 알 수 없는 지경이었다. 그래도 모나코 역사는 널찍하면서도 현대적인 시설을 갖추고 있어 깔끔한 인상을 주었다.
모나코 역사에서 지상으로 나가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상으로 올라가는 방법이고 또 다른 하나는 지하 터널을 통해 지상으로 나가는 방법이다. 방향 감각도 없고 낯선 곳이어서 어디로 나갈까 고민하다가 아래의 사진과 같은 지하 터널을 이용했는데 다행히도 내가 먼저 가려고 했던 왕궁과 가까운 곳에 도착할 수 있었다.
왕궁으로 올라가는 길. 기대감을 가득 안고 왕궁을 향해 걸었다.
왕궁 앞 광장에 도착했을 때 궁전은 오히려 크게 눈에 띄는 모습은 아니었다. 그보다는 광장에서 내려다보는 모나코의 전경이 더 눈길을 끌었는데 탄성이 나올 정도로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갑부들의 별장과 고급 요트들이 정박해 있는 선착장의 모습은 한마디로 '아, 폼난다'라는 말을 할만했다.
궁전의 모습. 한쪽 벽면은 보수 공사 중이었는데 화려한 별장들에 비하면 오히려 수수해 보이기까지 했다.
궁전 맞은편에 위치한 박물관과 기념품 가게들.
모나코 대성당 옆에서 발견한 고풍스러운 건물. 마치 오페라 무대의 세트 같은 모습이었다.
깔끔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모습의 모나코 대성당. 미국의 유명한 영화 배우였던 그레이스 켈리가 이곳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모나코의 왕비가 되었으며 그녀가 죽은 후에는 이곳에 그녀의 무덤이 마련되었고 한다.
모나코 대성당 앞에는 그레이스 켈리의 결혼식 장면을 보여 주는 안내 표지판도 설치되어 있었다.
모나코 대성당 내부의 모습. 그레이스 켈리의 무덤을 찾아보려고 했으나 문 닫을 시간에 쫓겨 미처 찾지 못한 채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모나코 대성당에서 항구쪽으로 내려가는 길에 위치한 해양 박물관. 1910년에 세워진 것으로 세계적인 규모를 자랑한다고 한다.
비탈길을 따라 항구로 계속 내려가다 보니 그림같은 모나코 항의 전경이 펼쳐졌다. 이쯤되면 충분히 미항이라고 할만하지 않을까?
비탈길을 내려가다 올려다 본 궁전의 모습. 왕궁 앞 광장에서 본 모습보다는 이 모습이 더 기품이 있어 보이는 듯했다.
비탈길을 거의 다 내려왔을 때 모나코 항의 모습이 자세히 눈에 들어왔는데 특히 F1 경주를 위해 곳곳에 객석이 만들어져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실제로 F1 경주를 본 적이 없음은 물론이고 F1 경기장을 본 적도 없었는데 우연히 F1 경주가 열릴 현장에 발을 딛게 되고 보니 괜시리 감개무량했다. 실제 대회가 열리기까지는 약 10일 정도가 남아 있었는데 대회 준비는 거의 끝나 있는 것처럼 보였다.
모나코가 워낙 작은 국가이다 보니 시내 도로의 많은 부분이 경주용 트랙으로 사용되도록 되어 있었다. 도로에 구멍을 뚫고 철기둥을 세운 다음 가드레일을 설치해 놓은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전용 경기장도 없이 시내 도로를 이용하여 대회를 개최할 생각을 한 발상의 전환이 참 대단해 보였다.
모나코 항에 정박해 있는 고급 요트들. 정박된 요트를 마치 별장처럼 사용하고 있는 모습들을 쉽게 볼 수 있었는데 한마디로 럭셔리 라이프 그 자체였다.
모나코 항에 정박 중인 대형 크루즈. 푸른 지중해와 제법 잘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그 유명한 그랑 카지노(Grand Casino). 파리의 오페라 극장을 설계했던 샤를 가르니에가 설계했다고 하는데 굉장히 고급스러우면서도 품위 있어 보였다. 국가에서 운영하는 카지노로 이곳에서 나오는 수익금으로 국가의 재정을 충당하고 국민들에게서는 세금을 받지 않는다니 사행 산업을 잘 이용한 경우라 아니할 수 없다.
그랑 카지노 앞쪽에 마련된 인공 정원의 모습. 초고도 비만 남녀 한 쌍의 조각상이 눈길을 끌었는데 그 작품명은 이름하여 '아담과 이브'였다.
인공 정원은 바닷가에 지어진 건물의 옥상에 조성된 것이었는데 인공 정원에서 내려다본 지중해는 너무나 맑고 깨끗하여 바닥의 바위가 다 보일 지경이었다.
인공 정원에서 바라본 시원스런 지중해의 모습들. 막힌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옆에서 본 그랑 카지노.
그랑 카지노의 출입구. 운동화나 청바지 등의 캐주얼 복장으로는 출입이 불가능하다고 하여 들어가 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으나 포기해야만 했다.
그랑 카지노 앞 광장의 모습. 이곳에도 F1 경주를 위한 시설물들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좀 어수선한 모습이었다.
그랑 카지노 맞은편에 위치한 정원의 모습. 인공적인 느낌이 많이 묻어나는 모습이었으나 참 잘 만들어 놓았다는 생각이 드는 정원이었다.
모나코 역으로 돌아가는 길에 만난 생트 데보트 교회(Eglise Sainte Devote). 1870년에 지어졌으며 얼마전 모나코 국왕 알베르 2세가 남아공 출신의 국가대표 수영 선수 샤를렌과 이곳에서 결혼식을 올리기도 했다.
모나코는 작지만 참 잘 꾸며져 있는 휴양도시라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곳이었다. 늦게 도착한 데다가 비까지 오는 바람에 좀더 여유있게 둘러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울 만큼 예상외로 볼거리가 많은 곳이기도 했다. 작은 도시를 세계 최고 수준의 휴양지로 만들어 놓고 시내 도로를 활용하여 F1 대회를 여는 것을 보고 변변히 가진 것이 없는 국가라도 어떻게 개발하느냐에 따라서는 충분히 잘살 수 있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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