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여행

[이탈리아] 죽기 전에 꼭 가 봐야 할 곳, 아말피 해안 - 아말피

늘푸르른나 2013. 1. 1. 17:30

소렌토에서 시작된 아말피 해안은 포지타노를 거쳐 아말피(Amalfi)로 이어진다. 아말피는 그 옛날 베네치아, 피사, 제네바 등과 함께 지중해를 호령했던 해상 무역 왕국의 중심 도시로 그 명성에 걸맞게 큰 규모가 인상적인 도시이다. 큰 규모 때문인지 조금은 인공적인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아말피 해안의 마지막 도시인 살레르노(Salerno)가 우리의 인천이나 부산과 같은 대도시 느낌이 강한 곳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아말피 해안의 낭만을 즐길 수 있는 마지막 도시라 할 수 있다.

 

포지타노에서 아쉬운 발걸음을 뒤로 하고 아말피행 SITA버스에 올랐다. 포지타노에서 아말피까지는 버스로 약 45분 정도가 소요되었는데 그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단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기막힌 절경들이 계속 눈앞에 펼쳐졌다. 그 절경들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어 버스 창문 밖으로 카메라를 내밀고 촬영을 시도하였으나 번번이 나의 수고는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극강의 S자 코스를 따라 요동치는 버스 안에서 내가 원하는 피사체를 카메라에 담는다는 것은 정말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깨닫고 체념하기까지 수십여 차례의 시도 끝에 그나마 아래의 사진들을 건질 수 있었다.

  

 

 

 

 

아름다운 풍광에 정신을 잃고 있다가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벌써 아말피에 도착해 있었다. 45분이라는 시간이 45초처럼 느껴질 정도였는데 소렌토부터 살레르노까지 이어지는 아말피 해안 중에서도 포지타노와 아말피 사이의 구간은 가히 백미라 할만했다. 한가지 아쉬운 것이 있다면 잠시 멈춰서서 그 풍광에 빠져들 기회가 없었다는 것이었는데 이런 이유로 다음에는 꼭 버스가 아닌 차를 직접 운전해서 다시 와보리라 다짐하게 되었다.

 

아말피에 도착하자 처음으로 눈에 들어온 것은 바다 한가운데로 뻗어 있는 긴 선착장... 

 

선착장을 따라 바다 위로 나아가니 비로소 아말피의 전체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그 느낌은 뭐랄까... 잘 꾸며진 해양도시의 느낌이랄까... 개인적으로는 포지타노의 아기자기한 느낌이 워낙 좋았던지라 그곳에 비하면 이곳은 약간은 인위적인 느낌이 뭇어났다. 그래도 역시 한때는 지중해를 호령했던 해양 왕국의 도시다운 풍채만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해안 절벽을 따라 늘어선 건물들을 보면 인간의 강인한 생명력 같은 것이 느껴지기도 했는데, 아말피 해안을 따라 이동하면서 30미터가 넘는 해안 절벽에 축대를 쌓고 그곳에 밭을 일구어 오렌지 나무를 심어 놓은 것을 봤을 때는 감탄을 금할 길이 없었다. 

 

  

 

 

 

조금은 소박한 듯한 해변... 검은 모래가 인상적이었는데 모래의 질은 우리나라의 해수욕장에 비하면 좋은 편은 아니었다. 그래도 그 물빛만은 어찌 그리 푸른지... 하늘빛을 꼭 닮아 있었다.  

 

 

 

저 멀리 바다 한가운데 떠있는 요트 하나... 지중해라서 그런지 더욱 폼이 났다.

 

아말피 시내로 들어섰을 때 가장 눈에 띄는 건 도시 중심부에 자리잡고 있는 산안드레아 대성당이었다. 유럽 다른 도시들에서 봐왔던 대성당과는 다른 독특한 모습이었는데 어찌보면 이슬람 사원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역사적으로 이탈리아 남부 지역이 이슬람교도들의 집단 거주지였다라는 사실이 이런 건물을 통해 보다 구체화되는 듯했다. 

 

 

 

북적거리지 않으면서도 활기찬 시내의 모습들...

 

 

특히 내 눈길을 잡아 끄는 건 길 한편에서 발견한 식료품점이었는데 그 중에서도 벽에 탐스럽게 걸려있는 태양초였다. 아무래도 타지에서 이국적이지 않은 것을 발견한 기쁨 때문이었으리라...

 

뭐라 써있어서 자세히 봤더니... 'VIAGRA NATURALE'... 헐, 고추에 이런 효능이 있었던가...

 

해변 한편에서 발견한 이끼를 잔뜩 뒤집어쓴 조각상... 주객이 전도되어 조각상의 본래 모습보다는 이끼의 형상에 더 눈이 갔다. 

 

이건 아말피 시내 투어용 오픈 버스... 버스는 참 깜찍스럽긴 한데 그리 넓지 않은 아말피 시내를 굳이 버스를 타고 돌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마지막으로 아말피를 떠나기 전 올려다 본 지중해의 하늘... 맑아도 너무 맑아서 이래도 되는가 싶을 정도였다. 이 사진은 그때 이후로 아직도 내 스마트폰의 배경화면으로 자리잡고 있다.

 

아말피를 떠나 살레르노까지 해안도로를 따라 이동했지만 실질적인 아말피 해안의 백미는 포지타노와 아말피 구간이었다. 왜 아말피 해안이 죽기 전에 꼭 가 봐야 하는 곳인지를 아름다운 지중해와 하늘, 그리고 그곳에 자리잡고 살고 있는 인간의 강인함은 몸소 보여 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