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

강화 석모도

늘푸르른나 2010. 6. 18. 21:53

올림픽 대로를 타고 가다가 48번 국도로 갈아 타고 강화대교를 건너서 외포리 선착장에 도착했다. 90Km가 좀 안 되는 거리였는데 1시간 30분 만에 도착했다. 외포리 선착장에서는 07:00부터 21:00까지 매 30분마다 페리가 운행되고 있었는데 승용차를 배에 싣는데 14000원, 탑승자 1인당 2000원의 요금을 지불하면 석모도를 왕복할 수 있었다.

 

승용차를 배에 싣고 출발하기 직전의 모습이다. 30분 간격으로 배가 운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배가 차로 가득 채워지는 것이 조금은 신기했다. 심지어는 배 위에서 관광버스도 볼 수 있었다.

 

10여분 만에 석모도의 석포리 선착장에 도착했다. 네비게이션에 '강화도-석모도간 페리항로'도 정확하게 표시되는 것이 신기했다. 역시 좋은 맵인 듯...

 

석포리 선착장에 내리자 마자 보문사로 향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보문사 입구에 늘어서 있는 식당 중에 한 곳에 들어가 산채비빔밥을 시켜 먹었다. 밑반찬으로 그 유명한 강화 순무로 만든 깍두기가 나왔다. 그런데 아쉽게도 내 입맛에는 일반 무와 크게 다른 맛이 느껴지지는 않았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어서 그런지 식당에는 손님들이 계속 이어졌다.

 

식사 후 사찰 입장료 2000원을 지불하고 보문사 일주문을 들어섰다. 일주문 현판에는 '낙가산보문사'라고 적혀 있다. 

 

일주문을 지나면 다음과 같은 비탈길이 이어진다. 

 

비탈길을 올라서면 왼편으로 삼층석탑과 오백 나한상의 모습이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다. 

 

낙가산을 등뒤로 지고 있는 보문사 극락전의 모습이다. 기와 지붕의 라인이 시원스럽다.  

 

극락전 바로 앞에는 웅장한 감나무가 자리잡고 있다. 무성한 잎들이 시원스런 그늘을 만들어 사람들의 휴식처가 되고 있었다. 감이 주렁주렁 매달리는 가을에는 그 모습이 더욱 장관이리라...

 

마애석불로 올라가는 계단 길이 극락전 바로 옆에 나 있다. 저 멀리 마애석불이 새겨진 눈썹바위가 보인다. 

 

마애석불까지는 계단 길이 나 있었는데 계단이 가파라서 꽤 힘이 들었다. 계단이 대략 400개 정도 되는 것 같았는데 이를 악물고 10여분 만에 올라갔더니 땀줄기가 볼을 타고 흘러 내렸다.

 

계단을 오르다가 잠시 멈춰 숨을 돌리면서 내려다 본 모습이다. 아직 갈 길이 멀다.

 

드디어 마애석불 초입에 도착했다.

 

마애석불을 정면에서 본 모습이다. 만들어 진지 100년이 채 안돼서 그런지 또렷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마애석불을 옆에서 찍은 모습이다. 눈썹바위라는 이름에 걸맞게 너른 바위가 지붕을 만들어 주고 있다. 저 부처님은 눈비 맞을 일은 없겠다. 

 

마애석불에서 내려다본 석모도의 모습이다. 

 

마애석불에서 바라본 보문사의 모습이다. 

 

마애석불에서 내려와 경내를 찬찬히 살펴 보았다. 극락전 바로 왼쪽 뒤편에는 삼성각이 위치해 있다.  

 

보문사 석실 앞에 있는 700년 수령의 향나무이다. 6.25 전쟁 때  죽은 듯 보였다가 3년 후 다시 살아났다고 하니 신비롭지 않을 수 없다. 

 

 

유명한 보문사 석실이다. 신라 선덕여왕 때 만들어진 석굴사원인데 천연동굴을 이용해 만들었다고 한다. 내부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었는데 많은 분들이 예불을 드리고 있었다.  

 

보문사 석실에 대한 안내판이다. 참으로 유서 깊은 곳이 아닐 수 없다.

 

보문사 석실 왼편에는 와불(옆으로 누워 있는 불상)이 모셔져 있는 와불전이 있다. 

 

경내 입구에 위치한 법음루에는 대형 법고가 봉안되어 있다. 

 

보문사에서 내려오는 길에 수령이 400년이나 된다는 은행나무를 담아 봤다. 은행나무 뒤편으로는 육영수 여사가 시주하여 만들어 졌다는 범종이 봉안된 범종각이 보인다.   

 

보문사를 벗어나 이번에는 민머루 해수욕장을 찾아갔다. 아직 해수욕 하기에는 이른 시기여서 그런지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을 발견할 수는 없었으나 간간이 방문객들이 이어지고 있었다. 별로 크지 않은 아담한 해수욕장이었는데 백사장 끝자락에 자갈들이 널려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전혀 관리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라고나 할까... 

 

민머루 해수욕장 근처에는 삼량염전이라는 천연염전이 있었는데 지금은 소금을 생산하지 않고 방치되어 있어 황량한 모습만을 볼 수 있어 아쉬웠다. 가까운 곳에 있는 보문사 선착장으로 이동했더니 넓은 갯벌을 볼 수 있었다.

 

추가적으로 둘러 볼 만한 곳이 있을까 싶어서 석모도를 일주하면서 구석구석 찾아 들어가 보았으나 더 이상 눈에 띄는 곳을 찾을 수 없었다. 자동차로 석모도를 한바퀴 도는데 채 3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을 만큼 석모도는 작은 섬이었다. 보문사를 제외하면 기대했던 것 만큼 볼거리가 많지 않아 조금은 실망스러웠다. 아무래도 석모도는 볼거리를 찾아가기 보다는 하루 정도 조용한 곳에서 쉬어 간다는 생각으로 가기에 적당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생각에 호응이라도 하 듯 석모도 곳곳에서 아기자기한 펜션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강화도로 돌아가기 위해 석포리 선착장에서 다시 배를 탔다. 승객 중의 한 사람이 새우깡을 들고 갑판에 나타나자 갈매기들이 몰려들었다. 모여드는 갈매기들이 보기는 좋았는데 부작용이 좀 있었다. 나중에 차에서 내려 보니 차 곳곳에 갈매기 똥이 묻어 있었다. 흑흑~

 

석모도까지 왔는데 일찍 돌아가는 것이 못내 아쉬워 낙조로 유명한 강화도 장화리에 들려 가기로 마음먹었다. 장화리에 도착해 해가 지기만을 기다렸다. 드디어 붉은 태양이 지기 시작했다. 아쉬운 마음도 지는 해와 함께 가라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