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

독도(대한민국 동쪽 땅 끝)

늘푸르른나 2010. 9. 19. 16:55

10번 배가 뜨면 그중 3번만 입도를 허락할 정도로 독도를 직접 발로 밟아 보는 것은 정말 운이 좋은 일이라는 얘기를 들어 왔기 때문에 독도로 출발하기전 맑은 하늘과 잔잔한 바다를 보고도 일말의 불안감은 떨칠 수 없었다. 어제는 높은 파도 때문에 독도 출항이 취소되는 사태를 직접 목격하기도 했기 때문에 더욱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과연 하늘은 내게 기회를 줄 것인가?

 

독도행 페리의 출발 시간(오후 2시)이 다 되어가자 도동항 일대는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리기 시작했다. 현지 가이드가 독도를 방문하려는 관광객들 덕분에 울릉도가 먹고 산다고 했는데 그 말이 농담이 아닌 것 같았다. 왕복 비용 45,000원인 독도행 페리에 올라탔는데 만석이었다. 미리 예약을 했기 망정이지 하마터면 독도에 못 가 볼 뻔했다.

 

87.4Km의 뱃길을 달려 1시간 20여분 만에 독도에 도착했다. 곧 독도에 접안하고 30분간 독도에 머물 것이란 안내 방송을 들었을 때 어찌나 기뻤던지 하늘에 감사했다. 사람들이 한시라도 빨리 독도에 내리고 싶어서 한꺼번에 출입구쪽으로 몰리다 보니 배에서 내리는 데에만 5분 가까이 걸렸다. 배에서 내리자 파란 하늘 아래 독도가 눈부시게 다가왔다.

 

독도는 서도와 동도의 2개의 큰 바위섬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접안시설이 두 섬의 중간에 설치되어 있고 선착장은 동도에 이어져 있었다.

 

선착장에서 바라본 서도의 모습... 바위섬 절벽 끝에 어민 부부가 살고 있는 2층짜리 건물이 보였는데 사람이 저런 곳에 살 수 있을까 싶을 정도였다.   

 

선착장에서 바라본 동도의 모습... 정상 부근에 위치한 독도등대와 그 아래쪽에 독도경비대 숙소가 살짝 보인다.

 

이름 모를 바위들도 그 포스가 장난이 아니다. 하루빨리 적절한 이름을 달아 줘야 할 듯...

 

삼형제굴 바위의 모습...

 

이건 촛대 바위... 

 

이건 탕건봉... 탕건은 예전에 벼슬아치 쓰던 관인데 감투라고도 한다. 그러고 보니 감투 모습을 많이 닮았다.

 

동도에 설치되어 있는 등반로... 

 

아쉽게도 민간인들에게 등반로의 진입은 허용되지 않는다. 그래서 등반로 바로 앞에서 아쉬운 발길을 돌려야 했는데 등반로를 올라가는 독도경비대원들의 모습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독도에 내린지 30여분 만에 승선을 알리는 고동 소리가 울렸다. 서울에서 독도에 오기까지 걸린 시간과 노력을 생각하면 너무 시간이 짧고 아쉬웠다. 그래도 독도를 실제로 밟아 보는 행운을 잡았다는 점에서 마음 한구석에 뿌듯함이 자리했다. 다음을 기약하며 독도에 아쉬운 작별을 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