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여행

올레길(7코스:외돌개~월평마을) 느리게 걸어 보기

늘푸르른나 2010. 10. 28. 15:29

느리게 걷기 열풍의 진원지인 제주 올레길. 2010년 10월까지 개방된 22개의 올레 코스 중에서도 가장 아름답다는 7코스를 골라 나도 그 열풍에 동참했다. 백문이 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그 전체 코스를 카메라에 담아 봤다.

 

외돌개 버스 정류장에 표시된 화살표를 따라가 보면 7코스의 시작점을 찾을 수 있다.

 

여기가 바로 7코스의 시작점...  

 

올레길을 안내하는 표식에는 간세, 리본, 화살표가 있다. 아래의 사진에서 보이는 청색의 간세는 제주 올레의 상징인 조랑말의 이름으로 게으름뱅이라는 뜻인 제주어 '간세다리'에서 따왔다고 한다. 간세의 머리 방향이 길의 진행 방향을 의미한다.

 

7코스 초입에 있는 올레 안내소. 올레에 대한 자료와 각종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이다. 

 

진행 방향을 알려 주는 청색 화살표는 길바닥에도 그려져 있고... 

 

길가의 바위에도 그려져 있다.

 

 

진행 방향을 알려 주는 또 다른 표식인 리본... 표식을 찾으면서 걷는 느낌이 마치 보물 찾기를 하는 것 같다.

 

 

 

황우지 12동굴 표지판. 태평양전쟁 말기 일본은 제주를 통한 미군의 일본 본토상륙에 대비하여 제주도에 7만5천에 이르는 관동군을 배치하고 제주 전역을 요새화한다. 이 작전이 이른바 '결7호작전'이다. 이곳 황우지해안에 있는 12개의 갱도는 당시 일본군이 미군 상륙에 대항하기 위한 회천(回天)이라는 자폭용 어뢰정을 숨기기 위해 만든 것으로 동굴이 하나로 통하게 엮어져 있다. 제주 전역을 요새로 만드는 일에는 제주 사람들의 피를 말리고 뼈를 깎는 고통이 뒤따랐음을 짐작할 수 있다.

 

황우지 12동굴의 모습...

 

 

 

 

 

 

황우지 해안 무장간첩 섬멸 전적비 옆으로 난 길을 따라 내려가면 황우지 해안과 황우지 12동굴의 모습을 좀더 자세히 볼 수 있다.

 

이렇게 생긴 길을 따라 내려가면... 

 

수려한 경관이 펼쳐지고... 

 

 

황우지 12동굴을 좀더 자세히 볼 수도 있다. 

 

 

 

 

 

 

내려왔던 길을 다시 올라가 원래의 올레 7코스를 따라 계속 진행... 

 

 

 

 

 

올레 7코스와 연결된 해안 절벽으로 잠시 경로를 이탈하면 또 다른 경관들을 느껴볼 수 있다. 

 

 

 

 

이게 바로 외돌개의 모습... 이 각도에서는 약간 투박스럽게 보인다.

 

다시 본래 코스로 돌아와서... 

 

 

저 멀리 외돌개가 보인다. 

 

 

 

 

 

여기가 외돌개를 가장 아름답게 볼 수 있는 포인트인데 외돌개에 대한 설명을 그대로 옮겨 보면 다음과 같다. 화산이 폭발할 때 용암이 분출하여 굳어진 기암으로, 바다에 외로이 서 있는 바위라고 하여 외돌개라 한다. 바위의 높이는 약 20m이고 둘레는 약 10m이다. 고려말 최영 장군이 제주를 강점한 몽고인 세력인 목호의 난을 토벌할 때 외돌개 앞바다의 범섬은 목호들의 최후 항쟁지였다. 최영 장군이 속임수로 이 외돌개를 장군으로 치장시켰던 바 목호들은 대장군이 진을 친 것으로 여겨 모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전해진다. 그래서 외돌개를 일명 장군석이라고도 한다. 이 외돌개가 선 고석포는 우두암, 선녀바위 등 기암절벽이 둘러싸고 있어서 남주해금강이라고 일컬어진다. 

 

주변의 풍광과 어울리니 외돌개의 때깔이 다르게 보인다. 

 

 

 

 

외돌개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는 모습... 

 

 

이곳에서 대장금을 촬영했다고 한다. 

 

외돌개는 드라마 속에서 장금을 친딸처럼 아껴주던 스승인 한상궁(양미경 분)이 억울한 누명을 쓰고 제주도로 유배가던 도중 장금의 등에 업혀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이 촬영된 곳이라 한다. 

 

대장금이 돼 보고 싶은 사람은 여기 줄을 서시오~

 

 

 

 

 

 

 

 

 

 

 

 

 

 

 

 

 

 

올레길에서 물건을 팔고 있는 아주망들을 종종 만날 수 있다. 

 

중간에 급하신 분들을 위해 화장실도 마련되어 있는데... 

 

이곳은 돔베낭골이라는 지역인데 간이 화장실이 너무나 깨끗하다... 돔베는 '도마'를, 낭은 '나무'를, 골은 '골짜기'를 의미하며 돔베낭골은 도마를 만드는 나무가 많았던 골짜기라는 의미를 갖는 제주도 방언이다. 지금까지 걸어왔던, 해안절벽을 따라 나 있는 2.3Km의 산책로를 돔베낭길이라고 하는데 그 아름다운 경치로 인해 여행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는 곳이다. 

  

 

이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해안바윗길이 시작된다. 개인적으로 올레 7코스의 하이라이트가 아닌가 한다. 

 

많은 사람들의 오가는 발길에 의해 사람들이 지나간 자리에 있는 바위에는 흙때가 뽀얗게 앉아 있다. 그래서 어딜 밟고 가야할지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인간의 발길에 의해서 훼손되고 있는 것 같아 한편으로는 바위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미안하다 사랑한다, 바위들아...

 

 

중간 중간 바위에 표시된 화살표를 볼 수 있다. 청색은 코스의 진행 방향을 주황색은 코스의 시작점으로 돌아가는 방향을 가리킨다.

 

바위 끝에 매달린 리본도 보이고... 

 

 

 

 

 

너무나 아름다운 해안절벽이 이어진다. 

 

 

 

 

 

 

 

 

 

 

 

 

 

 

 

앗, 여기에도 주상절리 현상이... 

 

 

 

 

 

취향에 따라 구름다리를 건너거나...  

 

징검다리를 건널 수도 있다. 

 

길가에 늘어선 야자수들이 이국적인 풍취를 자아낸다. 

 

 

 

 

모처럼 평탄한 흙길이 이어지고...

 

 

 

 

 

 

 

이제는 간세를 보면 반가운 마음이 든다. 그새 정이 들었나 보다. 

 

모자 쓰고 마스크 하고 손에는 장갑을 껴서 철저하게 햇빛을 차단하신 아주머니의 뒷모습. 그것도 부족했는지 양산까지 준비하신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다. 올레길을 걷는 데 필요한 모든 장비를 풀세트로 갖추신 분인 듯하다.  

 

 

 

 

 

 

 

법환포구가 눈에 들어온다.

 

 

 

 

 

법환포구에는 근사한 카페도 있고... 

 

깨끗한 식당도 있다. 근데 식당 이름이 케언즈라니 좀 뜬금없다. 주인 되시는 분이 호주 여행시 좋은 인상을 받으셨나 보다.

 

가게에 걸려 있는 현수막에 '쉬영갑써! 7코스 절반 와수다'라고 적혀 있다. 그런데 이건 사실이 아니다. 법환포구는 전체 코스의 1/3 지점에 불과하다. 

 

 

 

수영장처럼 보이는 이것은 해녀체험시설이다. 해녀복과 장비들을 대여하여 직접 해녀가 되어 볼 수 있다고 한다.

 

 

조깅 중인 아저씨... 이런 길이라면 왠지 뛰어도 힘들지 않을 것 같다.

 

 

잠시 쉼터에 들러 목 좀 축이고... 

 

 

계속 길을 재촉한다. 

 

 

 

 

 

 

이제부터 다시 해안돌길이 시작된다. 

 

 

 

 

 

 

 

 

 

 

 

 

 

 

 

 

바닷물이 빠졌을 때는 해안돌길을 계속 따라가면 되지만 지금처럼 물이 차 있을 때는 우회로를 이용해야 한다. 우회로로 가려면 줄을 잡고 약간의 등반을 해야 한다. 

 

우회로이다 보니 비닐 하우스 옆에 난 좁은 길을 따라 걷게 된다. 

 

 

 

다시 해안길로 돌아오고... 

 

 

 

 

 

 

 

 

 

 

 

 

 

 

 

 

 

 

 

 

 

 

우천시에는 출입이 금지되는 길이다. 왜 그런가 하면...

 

 

 

 

 

이렇게 부표교가 물위에 띄워져 있기 때문이다. 이름하여 풍림 올레교이다.

 

 

 

 

 

 

올레길은 풍림 리조트를 통과하게 되어 있다. 

 

 

부표교도 그렇고 풍림 리조트에서 올레를 위해 투자를 많이 한 듯하다.  

 

 

왼쪽에 육지와 가깝게 붙어 있는 섬이 서건도고 그 오른쪽에 있는 섬이 범섬이다. 서건도는 물이 빠지면 길이 생겨서 걸어서 가 볼 수 있다고 한다.

 

 

 

 

강정천의 모습이다. 제주도의 일반 하천과는 다르게 한라산의 천연 암반수가 사시사철 흘러내려 수려한 자연환경과 함께 조화를 이루는 명소로 한여름에는 더위를 피하여 찾아오는 피서객으로 만원을 이루는 곳이라고 한다. 

 

강정천의 물은 바로 바다로 흘러간다. 

 

 

강정천을 따라서 나 있는 오솔길... 

 

 

 

강정천에서 세월을 낚고 있는 분의 모습...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의 한 장면을 보는 것처럼 하나의 그림이다. 

 

 

 

 

풍림 리조트의 외벽에도 주상절리대가... 

 

 

 

 

 

강정천을 끼고 있는 풍림 리조트의 그림같은 모습... 

 

처음으로 아스팔트길을 걷게 되고... 

 

길가의 개집에 눈이 가는데 개집에 크게 이름이 써 있다. '김중덕'. 개 이름 치고는 좀 이상하다는 생각에 유심히 살펴 봤더니 개집의 지붕 부분에 조그맣게 써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것은 바로 '견주(犬住)'. 개 주인이라는 의미로 적은 것 같은데 '주'자를 주인 주(主)를 쓰지 않고 살 주(住)로 잘못 썼나 보다. 어쨌든 김중덕은 개의 이름이 아니라 개 주인의 이름이었던 것이다...  

 

 

 

이제는 마을길로... 

 

 

 

 

 

 

 

 

 

 

 

 

 

 

 

 

길 위에 7코스 전체의 안내도와 같은 그림이 그려져 있다. 

 

 

 

 

 

 

여기는 강정포구... 

 

 

 

 

 

 

 

 

 

 

 

 

 

길가의 쉼터에서 다시 한번 쉬어 주고... 

 

 

 

 

 

 

 

여기는 월평포구...  

 

 

 

 

 

 

예전에는 여기가 7코스의 종점이었는데 지금은 1.3Km 정도를 더 가야 나오는 월평마을 송이슈퍼로 종점이 옮겨졌다. 

 

 

 

 

 

 

 

 

 

우리나라 고유의 식물과 외국의 식물이 뒤섞여 있어 오묘한 느낌을 자아내는 길이다.

 

 

 

 

 

 

 

 

굿당 산책로가 이어진다. 옛날에 월평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던 굿당이 있어 그곳을 찾아 가던 길이라고 하는데 소나무가 우거진 산책로이다.

 

 

 

 

 

 

 

 

 

 

올레 7코스의 종점인 월평마을의 송이슈퍼다. 저 슈퍼 주인은 전생에 무슨 큰 일을 했길래 이런 행운을 갖게 되었을까... 시골 마을의 허름한 슈퍼일뿐인데 올레길 때문에 대박난 것 같다. 

 

송이슈퍼에서부터 올레 8코스가 시작된다. 화살표 방향으로 진행하면 8코스를 따라 계속 걸을 수 있다. 

 

총길이 16.4Km의 결코 짧지만은 않은 올레 7코스는 육체적으로 쉬운 길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 힘든 것을 모두 상쇄하고도 남을 수려한 경관들로 눈이 호강하고 정신적인 충만감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 사진을 포스팅하면서 그날의 기억이 고스란히 살아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앞으로도 한동안은 그 선명한 장면들이 뇌리 속에 계속 머물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