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여행

성산 일출봉에서 아침을

늘푸르른나 2010. 11. 10. 15:59

한라산, 만장굴과 함께 세계 자연 유산으로 등재된 성산 일출봉... 개인적으로 처음 가 보는 곳은 아니었지만 그 곳에서의 일출은 보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일출을 보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어두운 새벽에 길을 나섰다. 잘 닦여진 등반로 덕분에 20여 분 만에 정상에 도착하여 좋은 자리를 잡고 해가 뜨기만을 오매불망 기다렸다.

 

일출 예정 시간은 아직 30여 분이나 남아 있지만 저 멀리 수평선 끝에서 붉은 기운이 조금씩 움트기 시작했다. 갈치 잡이 어선들의 불빛이 검은 밤바다를 아직 밝혀 주고 있었다. 

 

해뜨기 15분 전... 갈치 잡이 어선들의 불빛은 많이 줄어들고 붉은 기운이 커지면서 어둠은 많이 사라졌다.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의 모습이 마치 새의 깃털 같다. 

 

해뜨기 5분 전... 붉은 기운이 더욱 강렬해져 당장이라도 해가 솟아 오를 듯했다. 

 

드디어 빨간 불덩이가 서광을 비추며 수면 위에 나타났다. 

  

 

 

 

 

수면 위로 완전히 떠오른 해는 곧바로 구름 속으로 조금씩 잠기기 시작했다. 구름만 없었으면 좀더 오래 그 화려함을 마주할 수 있었으련만... 

 

구름 속으로 잠겼으나 그 뜨거움은 식지 않고 구름을 빨갛게 불태우고 있다.  

 

10여 분 만에 화려한 일출쇼는 끝이 났다. 어느덧 주변은 환해져 아침이 내려 있었다. 이제야 성산 일출봉의 분화구가 선명하게 눈에 들어 왔다. 

 

 

 

 

 

성산 일출봉 정상에서 내려다본 마을은 아직 잠에서 덜 깨어난 듯 너무나 평온하고 고요해 보였다.  

 

 

올라올 때는 어두워서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니 내려가는 길이 전혀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왔다.  

 

 

비스듬하게 서 있는 바위의 모습이 마치 포효하는 사자의 모습 같기도 하다. 

 

좀더 자세히 보면 포효하는 사자 앞에서 두 마리의 강아지가 두려움에 떨면서 함께 짖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이 바위는 담쟁이덩굴로 온 몸을 휘감고 있었는데 참 독특한 모습이었다. 

 

오래 전에 왔을 때와는 다르게 등반로가 잘 가꾸어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래에서 성산 일출봉을 바라본 모습... 

 

상쾌한 아침 공기를 마시며 성산 일출봉 아래에 조성되어 있는 산책로를 따라 걷는 기분도 괜찮다.

 

측면에서 바라본 성산 일출봉의 모습... 앞에서 보는 모습과는 다르게 마치 칼로 끊어 낸 듯 가파른 절벽의 형태이다.

 

 

 

저 멀리 꼬리를 길게 드리우고 누워 있는 소의 모습을 한 우도가 눈에 들어온다.

 

 

정면에서 바라본 성산 일출봉의 모습... 성산 일출봉은 보는 각도에 따라서 그 모양이 많이 다르고 참 다양한 느낌을 주는 곳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원래는 이곳에 표(입장료 2,000원)를 제시해야만 성산 일출봉에 오를 수 있다. 하지만, 일출을 보러 갈 때는 근무자가 출근하기 전이기 때문에 표를 구입하지 않아도 된다.

 

 

 

구름 없이 맑은 날은 아니었지만 성산 일출봉에서 일출을 볼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보통 이렇게 구름이 많은 날에는 일출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성산 일출봉은 그 이름답게 화려한 일출을 보여 주었다. 역시 명불허전(名不虛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는 바람에 몸은 약간 찌뿌드드했지만 마음만은 맑고 상쾌한 아침이었다.